2006/06/18 22:09
이번에도 한마디로 정리해보자면 상당히 능력있는 사람의 능력대로 소신껏 정성스럽게 만들어낸 "배째" 였습니다. 'ㅁ';;; 하긴 브라이언 싱어가 중간에 사라졌으니 부담도, 스트레스도 좀 장난이 아니었겠습니다만;
혹평을 들려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영화 자체로선 별로 흠잡고 싶은 생각이 안들더군요.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감독이 아주 비주얼돌이라서 비주얼에는 온 힘과 노력을 쏟은 반면, 대사들이 여태까지와는 달리 개똥인데다 번역은 시궁창이고...해서 정말 영화를 가벼운 액션영화로 만들어버리더군요.그걸 비주얼들이 많은 부분 설명해주고 있는데 비주얼 스펙타클을 뒷받침하기엔 너무 간결한 대사들이 참 안타까왔습니다. 전처럼 위트있는 대사를 보기 힘들어진 것이 무척 아쉬웠어요. 대사와 상황이 단순하고 그래야만 하는 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너무 그러면 드라마가 죽어서 못 쓰는 법이잖아요.그 짝이었달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만큼 했다.랄까, 저란 사람은 하나하나의 인물에 대해서는 별로 애정을 두지 않는 편이라서 쑴풍쑴풍 죽어나가는데 제때 퇴장하고 뒷마무리 깔끔하네. 정도의 감상밖에 없어서, 유독 다른 분들이 허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담백한 건지도 몰라요. 원작을 봤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요... 원작이 좀 많이 방대하기도 하고...무엇보다 저는 그 쪼개진 안경이 바위위에 얹혀있는 그 티져를 봐서 "아아 역시 그게 그 소리였군.."정도였어요...대신 정말 너무 멋지게 끝내줘서 뒤에 울버린이 어떻게 해도 넘어설 수 없겠더군요. (특히 피닉스가 벗기려다 실패한 그 빤스가 넘어설 수 없는 포인트) 전체적인 시놉시스는 잘 짜여져있고 비주얼로 설명하는 것도 잘 하는데 그 두 가지에 비해 시나리오와 드라마가 너무 약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뭐 비주얼때문에 그쪽에 할애할 시간이 줄어들었거나 없었기도 했겠지만.;;)

[마치 "너희가 비주얼빠가 무엇인지 아느냐?!" 라고 온몸으로 호소하는 듯한 캐릭터. 감독의 취향이 너무 절절히 드러나서 감탄했다. 나쁘단 이야기라기보다, 이건 아주 긍정적이었다. 비주얼빠들은 보통 저정도 통찰력이라던가 전체를 보는 시야를 동시에 갖는 일이 드물다.(경험상) 앞으로 만나기 아주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이 감독은 정말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시나리오랑 밸런스 맞추는 걸 열심히 고민해주길 바랄 뿐이다.]
여하간 몇몇 장면들이 정말 근래 보기 드문 명장면이어서 항복 선언도 몇번 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자비에 박사의 "그 힘이 너를 컨트롤하게 하지 마라."부분에서 그 장면을 뒤에서 바라보는 그 예술적인 앵글이라던가 예의 피닉스 파워 폭풍씬과 도입부의 어린 진과 두 박사의 대면(아무리 봐도 그 장면 부부였어요 부부. 20년 후 셋이 다시 재회한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이혼한 부부...ㄱㄱ;) 카메라 웍이 정말 도입부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환상적이었습니다. 비주얼이 저정도로 많이 설명해주니 대사가 부족해도 아쉽진 않았지만 좀 밸런스를 맞췄으면 캐릭터도 살아나고 좋았을텐데 아까웠어요.
하지만 뭐 DC 매거진이 그렇지요뭐 그 방대한 세계관 정리해서 만들기도 만만찮을테고, 설정도 댑따 복잡한데 스파이더맨 마냥 한 사람에게 집중된 스토리도 아니고 여태까지 등장한 인물도 한 둘이 아니고... 대사 길어지면 비중 배분이 복잡해지니까 대놓고 한줄치기 해버린듯 하고..덕분에 매그니토나 울버린이 참 많이 손해를 본 것 같았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처음에 카메라 돌아가는 위치도 그렇고 정말 카메라돌리면서 즐거워하는게 팍팍 느껴져서 내심 좀 웃었다. 도입부의 카메라는 액션영화치곤 상당히 집요했다.미션임파서블은 이에 비하면 정말 순진무구하기 그지 없다. 앵글 하나하나를 음미하면서 미장센을 분석하면 결코 읽을 거리가 부족함이 없고 단순히 액션영화를 만들려고 한 게 아닌걸 알겠지만, 그냥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가서 밸런스가 깨진 것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면이 아무리 많은것을 이야기 해 줘도 그림은 그림이고, 시간의 기승전결을 이야기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
마지막에 예의 그 장면을 논란이 많은데... 뭐 시제품 약이라는 게 결코 그렇게 절대적일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ㅁ' 항간에서는 자비에가 매그니토를 움직인다고 하지만...ㄱㄱ; 글쎄요.
다음편은 있다 없다. 중 고르라면...있다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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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것은 (의외로 영화가 원작보다 낫다고 하는) 다빈치 코드와 앞으로 남은 셋 - 슈퍼맨 리턴즈, 캐리비안의 해적, 괴물. 인듯...한데, 비열한 거리라던가 호로비츠를 위하여 라던가가 상당히 눈에 밟히네요. 끙끙 슬슬 내려가려고 폼을 잡고있는데 말이죠.ㄱㄱ;
ps.
아참 그런데 웬일인지 이 영화는 여성공포가 눈에 띄더군요. 핑크 플로이드라던가 일본쪽의 여성공포심리라던가...그런데서나 볼 수 있는 "강한 여성(혹은 모성)에 대한 공포"요. 남근 상실의 공포쪽하고도 이어질 수 있을 것 같고요. 화자가 여성을 피상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그 피상적인 대상이 힘을 가졌을 때 갖게되는 불안감의 표현이라고 저는 늘 생각하는데... 시나리오가 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 경우 강자인 여성들은 경외의 대상이, 약자가 된 여성들은 화자의 마초성에 의해 피해를 입게 되죠.
한마디로 화자는 남성, 시선의 대상은 여성. 이라는 구도로 모든 씬이 진행되어서 모든 입장과 감정표현이 남성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드라마의 약체화는 역시 이런 사고관의 단순함에서 비롯되는 걸까요. 이 점이 가장 여태까지의 엑스맨하고 달라서 보면서 거리꼈던 것 같습니다. 1편에서 스톰이 성장하는 부분이나 2편에서 볼 수 있던 로그의 싸움등을 떠올려 보면 위에 말한 것과의 차이가 분명할 거라고 생각해요. 힘이 문제이긴 해도 여태까지는 그 힘으로 강자와 약자를 나누지 않았거든요. 무엇을 선택하느냐 라던가 어떻게 생각하게 되는가가 문제였을 뿐이죠.
드러나지 않게 주제랑도 상반되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새 감독은 '엑스맨'이라는 이야기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요. 'ㅁ';; 전투들도 초능력자들의 싸움이라기보다는 일반인이 사고하는 방식을 베이스로 변화를 준 듯한 싸움이었고, 스펙타클 하다고는 하나 전 인류를 건 싸움 치고는 미국이라는 땅덩이 하나에 국지적이고 말이죠. 시야가 좁다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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